재경일보

통장은 '텅장'되는 20대 소비 습관의 함정

음영태 기자

사회초년생이 되면서 비로소 내 손으로 돈을 벌고 쓰는 기쁨을 만끽하는 시기가 바로 20대다. 하지만 늘어난 소득과 자유만큼 소비의 함정도 도처에 널려 있다. 이 시기에 형성된 소비 습관은 30대 이후의 자산 형성을 결정짓는 뼈대가 된다. 많은 20대가 무심코 반복하지만, 장기적으로 재정적 기반을 무너뜨리는 가장 치명적인 소비 실수 6가지를 짚어보았다.

1. '소확행'과 '시발비용'의 고착화

스스로에게 주는 소소한 보상이나 스트레스 해소용 지출은 당장의 기분을 전환해 준다. 퇴근길 마시는 고급 디저트 카페의 음료나 충동적으로 구매하는 저가형 소품들이 이에 해당한다.

문제는 이러한 지출이 규칙적으로 반복되면서 고정 지출처럼 굳어진다는 점이다. 하나하나의 금액은 적지만 월말에 합산해 보면 저축 가능 금액을 크게 갉아먹는 주범이 된다. 감정에 휩쓸린 지출을 당연한 권리로 여길 때 자산 축적은 멀어질 수밖에 없다.

2. 신용카드 할부와 ‘미래의 나’에게 미루는 빚

체크카드와 달리 신용카드는 당장 통장에 잔고가 없어도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착시효과를 준다. 특히 무이자 할부 혜택은 고가의 물건을 저렴하게 사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매달 수십만 원씩 쌓이는 할부금은 결국 미래의 소득을 담보로 잡는 행위다. 이는 예상치 못한 지출이 발생했을 때 재정적 유연성을 완전히 상실하게 만든다. 신용카드는 결제 수단일 뿐, 추가 소득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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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챗지피티 생성 이미지]

3. 구독 서비스와 자동 결제의 방치

OTT 플랫폼, 음원 스트리밍, 클라우드 저장 공간, 정기 배송 등 현대 20대의 삶은 구독 서비스로 둘러싸여 있다. 매달 자동으로 빠져나가는 금액은 개별적으로 보면 몇천 원에서 몇만 원 수준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용 빈도가 낮아진 서비스까지 방치해 두면 보이지 않는 돈이 계속해서 새어나가게 된다. 정기적으로 금융 앱을 열어 불필요한 자동 결제 내역을 정리하지 않는 태도는 자산 관리에 무관심하다는 방증이다.

4. 소득 수준을 넘어서는 무리한 자동차 구매

소득이 생기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 중 하나가 자동차다. 출퇴근의 편리함과 사회적 지위를 보여주고 싶은 욕구가 더해져 무리하게 할부로 차를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자동차는 구매 비용 외에도 보험료, 유류비, 정비 세금 등 막대한 유지비가 수반되는 감가상각 자산이다. 20대에 가처분 소득의 상당 부분을 차량 유지에 쏟아붓는 것은 복리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가장 소중한 종잣돈 마련 기회를 스스로 날려버리는 선택이다.

5. 비상금(예비비) 계좌의 부재

삶은 늘 계획대로만 흘러가지 않는다. 갑작스러운 실직, 건강 악화, 가전제품 고장, 경조사 등 예상치 못한 변수로 인해 급전이 필요한 순간은 반드시 찾아온다.

비상 상황을 대비한 예비자금이 없다면, 결국 적금을 깨거나 고금리 대출에 손을 대야 하는 악순환에 빠진다. 최소 3개월에서 6개월 치의 생활비를 별도의 비상금 통장에 격리해 두지 않는 것은 재정적 안전망 없이 외줄 타기를 하는 것과 같다.

6. 금융 이해 부족과 맹목적인 투자

돈을 아끼고 모으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금융을 이해하는 눈이다. 많은 20대가 제대로 된 경제 공부 없이 주변의 소문이나 SNS의 자극적인 수익률 인증만을 보고 주식이나 가상화폐에 무작정 뛰어든다.

자신이 투자하는 자산의 구조와 리스크를 전혀 모른 채 행하는 투자는 투기에 불과하다. 금융 지식을 쌓는 노력을 게을리하고 일확천금만을 좇는 태도는 힘들게 모은 초기 자산을 순식간에 잃게 만드는 가장 위험한 실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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