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시장 지배력 남용을 억제하기 위해 도입한 '디지털시장법(DMA)' 체제 하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과징금 카드를 꺼내 들었다.
26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Handelsblatt)는 EU 집행위원회 소식통을 인용해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에 수억 유로(수천억 원)에 달하는 고액의 과징금이 부과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EU 집행위의 이번 과징금 부과 결정은 현재 최종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다가오는 여름 휴가 시즌 이전에 공식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제재는 거대 테크 기업의 독점적 권력을 제한하기 위해 발효된 디지털시장법(DMA) 위반 사례 중 역대 가장 큰 규모의 벌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집행위가 이처럼 강경한 태도를 취하는 것은 거대 플랫폼 기업의 시장 교란 행위를 더 이상 묵과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경고 메시지로 풀이된다.
그동안 EU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을 대상으로 전방위적인 규제 압박을 가해왔으며, 이번 조치는 그 정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 구글 검색의 '자사 서비스 우대' 의혹, 1년 넘는 조사 끝에 결론
이번 제재의 발단이 된 반독점 조사는 지난 2025년 3월 공식적으로 시작됐다.
당시 EU 집행위는 구글이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자사 검색 엔진의 결과 페이지에서 다른 경쟁업체의 서비스보다 구글 자체 서비스를 의도적으로 우대하고 노출도를 높였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EU의 궁극적인 목표는 단순한 징벌적 벌금 부과를 넘어, 세계 최고 수준의 검색 엔진이 유럽 현지 법률과 규정을 철저히 준수하도록 강제하는 데 있다.
토마스 레니에 EU 집행위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우리의 주된 관심사는 처벌 자체보다 규정 준수를 확보하는 것"이라며 "향후 해결책에 대한 협상이 진행 중이더라도 필요한 후속 조치를 신속하게 진행하는 데 주저하지 않겠다"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 구글 [로이터/연합뉴스 제공]
▲ 구글 "유럽 사용자 경험 되레 퇴보" 반발
구글 측은 EU의 이 같은 규제가 자사의 핵심 역량인 검색 제품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사태를 원만히 해결하기를 원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강력한 규제가 불러올 부작용을 가감 없이 지적했다.
구글 대변인은 "DMA 기준을 맞추기 위해 이미 검색 서비스에 적용한 변화들은 구글 검색 역사상 가장 큰 폭의 다운그레이드(품질 저하)를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유럽 사용자들에게는 차선책에 불과한 저품질의 경험을 제공하게 되었으며, 이는 일부 이기적인 고발자들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꼴"이라고 맹비난했다.
한편 EU 집행위는 이달 초 구글이 제출한 기존 시정 조치안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자, 자사 우대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보완책을 마련하도록 구글 측에 추가 시간을 부여한 바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막판 조율에도 불구하고 양측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결국 수억 유로에 달하는 초대형 과징금 폭탄이 현실화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