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아내에게 생애 마지막 아파트 한 채를 선물하려던 60대 A씨의 노후 자금 3,000만 원이 ‘유령 사업’에 고스란히 묶였다. 양평역 인근 대규모 민간임대 공동주택을 미끼로 한 허위·과장 홍보에 속아넘어간 피해자가 200세대에 달하며, 총 60억 원 규모의 금전적 피해가 우려된다. [단독] 취재 결과, 해당 사업은 정상적인 인허가 절차는커녕 지자체의 반복된 경고조차 무시한 채 불법 영업을 일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 동부에 거주하는 A씨는 지난 2월, '양평역 벽산블루밍 10년 민간임대 공동주택 개발 사업' 주택홍보관을 방문했다. 10년간 임대로 거주한 뒤 확정 분양가로 소유권을 넘겨받을 수 있다는 조건에 혹해 가계약금 500만 원을 포함, 총 3,000만 원의 계약금을 납입했다.
사업자는 A씨에게 '3월 30일까지 양평군청에 사전협상제안이 접수되지 않으면 계약금 전액을 환불하겠다'고 확약했다. 하지만 이미 3월 13일, 사업자 측은 양평군에 개발계획안을 제출한 상태였다. 양평군은 사전 협의 없는 부적법 사업으로 판단하고 즉시 반려 조치했다.
사업의 실체가 없음을 뒤늦게 안 A씨 등 투자자들이 계약금 환불을 요구하자, 사업자 측은 오히려 '3,000만 원을 추가로 내거나 변호사를 선임하라'며 적반하장 격의 태도를 보였다. A씨는 "평생 모은 노후 자금으로 아내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려 했는데, 길거리에 나앉게 생겼다"며 망연자실했다.
문제의 '양평역 벽산블루밍' 사업은 총 861세대 규모의 공동주택을 추진한다며 투자자를 모집했지만, [단독] 취재 결과 인허가 절차가 전무한 '유령 사업'인 것으로 확인됐다. 시행사로 알려진 법인 역시 등기부등본상 주소에 피트니스클럽이 위치하는 등 실체가 불분명한 '유령 법인'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양평군에 따르면, 해당 사업의 주택홍보관은 2023년 6월 존치 기간이 만료된 불법 가설건축물이었다. 양평군은 이와 관련해 4월 말 해당 사업자에게 도시개발법 준수 조치 명령을 내렸고, 5월 초에는 불법 가설건축물인 홍보관 철거 명령과 함께 2,700여만 원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했다. 양평군은 이 사업자를 도시개발법 위반 혐의로 수사 의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A씨 외에도 200세대 이상이 이 사업에 계약금을 납입한 것으로 추정되며, 단순 계산으로도 피해 규모는 최소 60억 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 계약 조건은 계약금 3,000만 원 외에도 10년 보증금 2억 900만 원에서 4억 4,800만 원, 10년 후 확정 분양가로 5,800만 원에서 1억 2,500만 원을 추가 납입하면 소유권을 갖는 방식이었다.
특히 사업자 측은 홍보 과정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서울양평고속도로 사업 재개 지시 기사를 마치 자신들의 사업과 연관된 호재인 것처럼 활용하며 투자자들을 현혹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양평군 공동주택팀은 해당 사업 관련 문의 전화가 쇄도하며 업무가 마비될 지경에 이르렀다.
이러한 유사 민간임대주택 사기 피해는 비단 이번뿐만이 아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23년부터 2025년 상반기까지 유사 민간임대주택 관련 상담 건수는 190건에 달한다. 국토교통부는 2025년 7월 전국 지자체에 '민간임대주택 허위·과장 광고 주의' 공문을 발송했으며, 양평군 역시 2025년 12월부터 '민간임대아파트 계약 주의' 현수막을 게첨하며 주의를 당부했음에도 피해는 끊이지 않고 있다.
이번 '유령' 사업 피해는 은퇴를 앞둔 서민들의 내 집 마련 희망을 악용한 전형적인 사기 행태다. 관계 당국은 철저한 수사를 통해 가해자들을 엄벌하고, 사각지대에 놓인 민간임대주택 사업의 허위 광고를 뿌리 뽑기 위한 제도적 보완책 마련에 즉시 착수해야 한다.
아울러 독자들은 현혹적인 광고에 현혹되지 말고, 사업의 실체와 인허가 여부를 꼼꼼히 확인하는 신중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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