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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kg 거대 건초가 20kg 소포장으로…농진청, 사료비 7% 줄이는 ‘압축 혁명’ 성공

이성경 기자
250kg 거대 건초가 20kg 소포장으로…농진청, 사료비 7% 줄이는 ‘압축 혁명’ 성공
©연합뉴스

 

농촌진흥청이 국산 열풍 건초의 유통과 저장 효율을 극대화한 ‘사각 압축포장 기술’을 개발해 축산 농가 경영비 절감의 전기를 마련했다. 기존 대형 원형 베일을 20kg 소포장으로 전환해 운반 편의성을 높였으며, 한우 농가 기준 최대 7%의 사료비 절감 효과를 입증했다. 수입 건초 의존도를 낮추고 국내 풀 사료 시장의 체질을 개선할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농촌진흥청 산하 국립축산과학원은 사료용으로 유통되는 열풍 건초의 유통 구조를 혁신하기 위해 사각 압축포장 장비를 활용한 신기술을 도입했다. 이 기술은 무게 250kg 내외의 거대한 원형 베일 형태였던 기존 건초를 20kg 내외의 소포장 형태로 압축하고 밀봉하는 방식을 골자로 한다. 대형 장비가 없는 소규모 농가나 승마장에서도 별도의 기계 없이 인력만으로 충분히 건초를 취급할 수 있도록 설계하여 현장 수용성을 극대화했다. 국산 건초의 시장 저변을 확대하고 농가의 운영 효율성을 높이려는 정책적 의지가 담긴 결과물이다.

사각 압축 방식은 기존 원형 베일 대비 공간 효율성과 품질 관리 측면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한다. 압축 공정과 동시에 이물질 제거 공정을 통합 적용하여 사료의 균일성을 확보하고 품질 신뢰도를 높였다. 특히 압축 밀도를 기존 방식보다 두 배 수준으로 끌어올려 동일 면적당 저장 및 운반 효율을 비약적으로 개선했다. 물류 비용이 축산 경영의 주요 변수로 작용하는 시장 환경에서 이러한 효율성 제고는 농가의 실질적인 수익성 강화로 직결된다.

밀봉 소포장 기술의 핵심은 외부 수분 유입을 차단하여 장기 보관 중 발생하는 품질 열화를 원천적으로 방지하는 데 있다. 기존 원형 베일은 개봉 후 공기와 접촉하면 수분이 재흡수되어 곰팡이가 발생하는 등 품질 저하 위험이 상존했다. 신규 포장법은 여름철 고온다습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보관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어 사료 자원의 낭비를 막는다. 이는 기후 변화로 인해 사료 보관의 난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농가 운영의 안정성을 뒷받침하는 핵심 기술적 방어선이다.

실제 축종별 급여 시험을 진행한 결과 가축의 생산성을 유지하면서도 상당한 수준의 경영비 절감 효과가 확인되었다. 한우 농가의 경우 약 7%의 사료비 절감 효과를 거두었으며, 젖소 농가 역시 약 3%의 비용 감축을 달성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가축의 성장과 우유 생산성 등 지표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투입 비용만 낮춘 것은 축산 경영의 구조적 효율화를 의미한다. 고물가와 국제 곡물 가격 변동성으로 인해 사료비 비중이 높은 축산 현장에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한 셈이다.

고령화와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축산 현장의 노동 강도를 대폭 낮춘 점도 이번 기술 개발의 주요 성과 중 하나다. 20kg 단위의 소포장은 별도의 지게차나 트랙터 없이도 성인 한 명이 운반하고 급여할 수 있는 규격이다. 이는 기계화가 어려운 영세 농가의 노동 생산성을 제고하고 국산 건초의 시장 접근성을 높이는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노동력 투입 대비 산출 효율을 중시하는 현대 저널리즘적 시각에서도 농촌의 인력난을 기술로 극복한 모범 사례로 평가받는다.

다만 국산 열풍 건초가 수입산을 완전히 대체하기 위해서는 소포장 설비 보급을 위한 초기 비용 지원과 체계적인 유통망 확충이 선행되어야 한다. 기술적 완성도와 별개로 현장 농가들이 체감할 수 있는 가격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정책적 세밀함이 요구된다. 생산 단가 최적화와 대량 생산 체계 구축은 향후 국산 풀 사료 산업이 넘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시장 경제의 원리에 따라 수입산 대비 우월한 비용 편익을 입증하는 것이 기술 정착의 관건이다.

이상훈 국립축산과학원 조사료생산시스템과장은 "국산 열풍 건초의 생산과 유통 기반을 지속적으로 확대하여 수입 건초에 의존해온 국내 축산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축산 농가의 경영비를 절감하고 국내 풀 사료 산업의 전반적인 활성화를 이끌어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의 이러한 진단은 기술 개발이 단순히 편의성 증진에 그치지 않고 국가 식량 안보와 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다는 점을 시사한다.

정부는 이번 기술 개발을 기점으로 수입 건초 의존도를 완화하고 국산 사료의 자급 기반을 공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열풍 건초의 유통 표준화가 정착되면 사료 시장의 가격 안정화와 농가 소득 증대라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술 고도화를 통한 국산 조사료의 품질 경쟁력 확보는 한국 축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결정짓는 이정표가 될 것이다. 향후 보급 확산 속도에 따라 국내 축산 시장의 지형도가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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