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비수도권 스타트업 '동남아 영토 확장' 본격화... 2026 스스로 프로젝트 20개사 확정

이성경 기자
비수도권 스타트업 '동남아 영토 확장' 본격화... 2026 스스로 프로젝트 20개사 확정
©연합뉴스

 

부산지방중소벤처기업청이 비수도권 유망 스타트업의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2026 스스로 프로젝트' 참가기업 20개사를 최종 선정했다. 인공지능(AI)과 제조 분야가 전체의 65%를 차지하며 주력 산업으로 부상한 가운데, 선정 기업에는 베트남 현지 전시회 참가와 투자 연계 등 단계별 글로벌 진출 프로그램이 제공된다. 이번 사업은 지역 공기업 및 중견기업과의 오픈 이노베이션을 결합하여 비수도권 창업 생태계의 자생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비수도권 스타트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민관 협력 모델이 구체화되면서 지역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마련되고 있다. 부산지방중소벤처기업청은 한국남부발전과 공동으로 추진하는 '2026 스스로 프로젝트'의 최종 명단을 발표하고 비수도권 혁신 기업들의 해외 판로 개척을 전폭 지원한다. 올해로 3년 차를 맞이한 이 사업은 수도권에 집중된 창업 자원을 분산하고 기술력을 갖춘 지역 기업이 동남아시아라는 거대 시장에 안착하도록 돕는 가교 역할을 수행한다.

선정된 기업들의 산업 지형을 살펴보면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 분야에 역량이 집중된 양상을 뚜렷하게 보인다. 인공지능(AI) 및 데이터 소프트웨어 분야가 7개사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제조 및 지능형 공장 분야가 6개사로 그 뒤를 이어 전체의 과반을 넘어섰다. 에너지·환경·기후테크(3개), 헬스케어·바이오(2개), 블록체인 및 플랫폼(1개), 모빌리티(1개) 등 미래 고부가가치 산업군이 고르게 포함되어 지역 산업의 구조적 고도화를 시사한다.

지역별 분포에서는 부산 지역 기업들이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며 동남권 창업 허브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 부산 소재 기업이 9개사로 가장 많았으며, 전북(3개), 대전(2개), 울산(2개), 경남(2개) 순으로 집계되어 비수도권 전반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경북과 충남에서도 각각 1개 기업이 선정되어 특정 지역에 편중되지 않은 균형 잡힌 지원 체계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글로벌 시장 진입을 위한 체계적인 육성 프로그램은 단순 전시회 참가를 넘어 현지 실증까지 전방위적으로 구성된다. 선정 기업은 베트남의 대표적인 혁신 전시회인 'InnoEX' 참가와 함께 글로벌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기업설명회(IR) 피칭 기회를 얻게 된다. 비즈니스 밋업과 후속 멘토링을 통해 현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실질적인 투자 유치 성과를 도출하여 해외 시장에서의 생존율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올해 프로젝트의 핵심은 지역 공기업 및 중견기업과의 '오픈 이노베이션' 연계를 대폭 강화하여 시장 실효성을 확보한 데 있다. 한국남부발전은 선정 기업에 구매상담회 참가 기회를 부여하고 50만 원 상당의 동반성장몰 복지 포인트를 지원하여 초기 경영 안정을 돕는다. 이는 공공 부문의 안정적인 수요와 스타트업의 혁신적 기술력을 결합함으로써 시장 질서 내에서 상생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민간 중견기업인 DRB동일은 베트남 현지 법인을 활용한 기술 협업 가능성을 검토하여 실질적인 기술 수출의 길을 연다. 기술 수요가 확인된 기업에 대해서는 현지 실증(PoC) 연계를 추진하여 스타트업이 독자적으로 수행하기 어려운 기술 검증 과정을 대폭 단축한다. 이러한 민관 협력은 스타트업이 겪는 해외 진출의 높은 진입 장벽과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강력한 지원군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동남아시아 시장의 높은 변동성과 국가별 규제 장벽은 지역 스타트업이 극복해야 할 엄중한 과제로 남아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전시회 성과에 매몰되기보다 현지 법률 및 세무 체계에 대한 장기적인 대응 전략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초기 진출 단계에서의 무리한 외연 확장은 오히려 기업의 재무 건전성을 악화시킬 위험이 있으므로 철저한 시장 분석과 리스크 관리가 선행되어야 한다.

부산지방중소벤처기업청 관계자는 "비수도권 스타트업이 가진 기술적 잠재력을 글로벌 시장에서 증명하는 것이 이번 프로젝트의 궁극적 목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공공기관과 중견기업이 보유한 현지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데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스스로 프로젝트'는 베트남을 전략적 거점으로 삼아 동남아 전역으로 지원 범위를 확대하며 지역 경제의 새로운 활로를 모색할 전망이다. 선정 기업들이 현지 시장에서 유의미한 수주 실적이나 투자 유치에 성공할 경우 비수도권 창업 생태계의 자생력은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지자체는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지역 기반 스타트업의 글로벌 스케일업을 지원하는 정책 모델을 더욱 정교화할 계획이다.

결국 지역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 성공 여부는 기술의 혁신성과 더불어 현지 시장의 생리를 얼마나 빠르게 파악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번 프로젝트에 선정된 20개 기업이 보여줄 성과는 향후 비수도권 창업 정책의 방향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시장 경제의 효율성을 바탕으로 한 민관 협력의 결실이 지역 경제 활성화와 글로벌 영토 확장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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