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라이더와 택배기사 등 도급 계약 형태의 플랫폼 종사자들에게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방안이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본격적으로 다뤄진다. 고용노동부 장관의 공식 요청에 따라 약 210만 명으로 추산되는 특수고용직의 보수 체계가 법적 테두리 안으로 들어올지 주목된다. 노동계는 저임금 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반면 경영계는 업종별 구분 적용과 비용 부담을 이유로 맞서고 있다.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최저임금위원회 제3차 전원회의가 오는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개최되어 도급제 근로자의 최저임금 적용 여부를 집중 심의한다. 이번 회의는 근로자, 사용자, 공익위원 각 9명씩 총 27명의 위원이 참석한 가운데 플랫폼 노동자의 소득 보장 방안을 핵심 의제로 다룰 예정이다. 특히 배달라이더, 택배기사, 대리기사 등 일의 성과에 따라 보수를 받는 이들에 대한 최저임금 산정 기준과 적용 가능성이 구체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이는 그동안 노동계가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사안으로 정부의 공식 요청에 의해 심의 테이블에 정식으로 올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박정훈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이번 회의에서 도급제 근로자 최저임금 적용에 관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과 당위성을 발표할 계획이다. 도급제 근로자는 실질적으로 노동을 제공함에도 불구하고 현행법상 사업자로 분류되어 최저임금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노동계는 플랫폼 종사자의 기본권 보장과 극심한 저임금 구조를 완화하기 위해 건당 수수료 형태의 보수에도 최저임금 개념이 반드시 도입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노총에 이어 한국노총 측의 발표가 마무리되면 사용자 측과의 본격적인 쟁점 토론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의 공식적인 심의 요청은 이번 논의를 본 궤도에 올리는 결정적인 기폭제가 되었다. 플랫폼 경제의 급격한 확산으로 특수고용직 규모가 약 210만 명에 달하면서 이들의 소득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과거보다 거세진 결과다. 현행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받지 못해 최저임금 대상에서 제외되었던 이들에게 새로운 형태의 법적 보호망을 구축할지가 이번 심의의 최대 관건이다. 정부는 노동 시장의 구조적 변화에 발맞춰 기존 임금 체계 밖의 인력들에 대한 최소한의 안전망 구축 가능성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도급제 최저임금이 실제로 도입될 경우 배달 및 물류 산업 전반의 비용 구조와 서비스 단가에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들은 인건비 상승에 따른 경영 부담을 호소하며 시장의 자율적인 가격 결정 기구에 정부가 개입하는 것에 대해 상당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특히 플랫폼 기업들은 서비스 수수료 인상이 소비자 가격 상승으로 직결되는 '비용 전가'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이는 결국 서비스 이용 수요 감소로 이어져 플랫폼 생태계 전체의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는 논리다.
경영계는 도급제 적용 논의에 앞서 경영 여건이 열악한 특정 업종에 대한 최저임금 구분 적용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업종별 지불 능력을 고려하지 않은 일률적인 최저임금 인상은 영세 사업자와 소상공인의 생존권을 직접적으로 위협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사용자 측 위원들은 플랫폼 노동자의 업무 자율성과 유연성을 강조하며 이들을 일반 임금 근로자와 동일한 법적 잣대로 규제하는 것은 시장 경제 원리에 어긋난다고 비판한다. 이에 따라 도급제 적용과 업종별 차등 적용은 이번 심의 과정에서 가장 첨예하게 충돌하는 지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도급제 최저임금 적용이 오히려 플랫폼 종사자들의 업무 자율성을 침해하고 노동 시장의 효율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을 제기한다. 획일적인 보수 기준이 적용될 경우 개인의 노력에 따른 고소득 기회가 제한되어 숙련된 종사자들이 시장을 이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법적 강제성이 민간 계약의 유연성을 떨어뜨리고 기업의 혁신 의지를 꺾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조심스럽게 나온다. 기계적 중립성을 고려할 때 이러한 시장의 자정 작용 훼손 가능성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시각이 존재한다.
권순원 최저임금위원장은 회의 운영과 관련하여 "노사 양측의 입장을 충분히 경청하되 국가 경제의 건전성과 노동 시장의 지속 가능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노동계의 구체적인 방안 발표 이후 사용자 측과의 심도 있는 질의응답을 거쳐 합리적인 접점을 찾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공익위원들은 노사 갈등이 극에 달한 만큼 객관적인 통계 데이터와 실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중재안 마련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각계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만큼 위원회의 결정은 향후 노동 정책의 향방을 가르는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노사 양측의 내년도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은 이달 중순경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이며 노동계의 대폭 인상안과 경영계의 동결안이 다시 한번 격돌할 예정이다. 현재 시간당 1만 320원인 최저임금이 도급제 적용이라는 변수와 맞물려 어느 수준에서 낙착될지가 시장의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올해 최저임금은 전년 대비 2.9% 인상된 수치이나 내년도 인상 폭은 플랫폼 종사자 포함 여부에 따라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측된다. 법정 심의 시한은 6월 말로 규정되어 있으나 쟁점이 복잡하고 이견이 커 실제 최종 결정은 7월까지 연장될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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