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올해 한국 경제가 잠재성장률을 웃도는 2.7%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됐다. 다만 성장의 과실이 반도체 산업에 집중되는 'K자형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어 내수와 비반도체 산업으로 회복세를 확산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는 분석이 나왔다.
▲ 잠재성장률 웃도는 2.7% 성장 전망
한국경제인협회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25일 '2026 한국경제 전망, 기회와 리스크의 분기점' 세미나에서 지난해 1.1%에 머물렀던 경제성장률이 올해 2.7%로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년 만에 잠재성장률인 2.0%를 넘어서는 수준으로, 한국 경제가 다시 확장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됐다.
▲ 수출·설비투자가 성장 견인
발제를 맡은 이승석 한경연 책임연구위원은 올해 경제 성장을 수출과 설비투자가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은 5.6%, 설비투자는 4.0%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 반면, 민간소비는 누적된 물가 상승과 가계부채 부담으로 2.0%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건설투자 역시 공사비 부담 등의 영향으로 0.5% 증가에 머물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성장 동력이 여전히 수출 중심에 치우쳐 있어 내수 회복세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미로 풀이됐다.
▲ 반도체 중심 'K자형 양극화' 심화 우려
한경연은 올해 경제 회복이 반도체 산업에 집중되는 구조적 한계를 지적했다.
이 위원은 반도체와 비반도체, 제조업과 비제조업, 수출과 내수가 엇갈리는 'K자형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며 반도체 산업의 온기를 비반도체와 내수 부문으로 확산시키는 것이 한국 경제의 핵심 과제라고 진단했다.
김창범 한국경제인협회 상근부회장도 증시 활황과 반도체 슈퍼사이클이라는 긍정적인 흐름에 가려 구조적 취약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PYH2026061605110005100 (1)(Photo : [연합뉴스 제공])
▲ 경상수지 2천250억달러 '사상 최대' 전망
도영웅 한경연 책임연구위원은 세계 반도체 시장의 이례적인 호황에 힘입어 올해 경상수지가 2천250억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2천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의 흑자로, 반도체 수출 확대가 대외 건전성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시됐다.
다만 도 위원은 올해 1분기 반도체 호황에는 구조적 요인뿐 아니라 D램 가격 급등도 영향을 미쳤다며 지나친 낙관론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국이 반도체 생태계 전반에서 가격 협상력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대외 환경 변화에 따라 실적이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 중동 리스크 완화…물가는 2.7% 예상
올해 최대 하방 리스크로 꼽혔던 중동발 지정학적 불안은 최근 종전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완화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한경연은 평가했다.
이에 따라 유가와 환율, 물가 상승 압력도 다소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2.0%에서 올해 2.7%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 "반도체 넘어 내수 확산이 관건"
이번 전망은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이 올해 한국 경제 성장과 경상수지 개선을 견인할 것이라는 점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특정 산업 의존도가 높아지는 구조적 한계도 드러냈다.
정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반도체 중심의 회복을 내수와 신산업으로 확산시켜 경제의 완충판을 더욱 두텁게 만들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성장률 개선 자체보다 성장의 온기가 산업 전반과 내수시장으로 얼마나 확산되는지가 한국 경제의 지속가능성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