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개발사 오픈AI가 당초 올해 추진을 검토했던 기업공개(IPO)를 내년 이후로 미루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고 수준의 기업가치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최근 대형 기술주의 변동성과 AI 기업에 대한 투자심리 위축, 수익성 확보 과제가 맞물리면서 상장 전략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 오픈AI 올해 상장 대신 내년 이후 검토
오픈AI는 당초 올해 3~4분기 기업공개를 목표로 투자은행과 법률 자문단을 구성해 상장 작업을 준비해왔다.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는 회사의 마지막 비상장 기업가치인 7,300억 달러보다 크게 높은 1조 달러(1545조 4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방안을 자문단에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최근 회사 내부에서는 상장 시기를 내년 이후로 늦추는 방향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스페이스X 주가 부진이 변수
26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즈(NYT)에 따르면 오픈AI가 신중한 태도로 돌아선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최근 상장한 스페이스X 사례다.
스페이스X는 사상 최대 규모인 850억 달러를 조달하며 상장 첫날 기업가치 1조7,700억 달러를 기록했지만 이후 주가는 하락세를 이어갔다.
상장 직후 202달러까지 올랐던 주가는 최근 153달러 수준까지 내려왔다.
시장에서는 초대형 기술기업도 상장 이후 높은 기업가치를 유지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 오픈AI의 판단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 AI 기업 투자심리도 흔들려
최근 글로벌 증시는 기술주를 중심으로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AI 기업들이 막대한 기업가치에 걸맞은 실적과 수익성을 실제로 달성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오픈AI의 상장 주식 역시 개인투자자들의 기대만큼 높은 관심을 받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이 회사 자문단 내부에서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 월가 기대했던 '초대형 IPO' 제동
오픈AI와 경쟁사 앤트로픽의 상장은 월가와 실리콘밸리가 가장 기대하는 대형 이벤트 가운데 하나였다.
두 회사의 상장은 AI 산업 전반에 새로운 투자 열풍과 대규모 자산가를 탄생시킬 것으로 예상됐다.
오픈AI는 이달 미국 증권당국에 비공개 상장 심사 서류를 제출했지만 구체적인 상장 일정은 공개하지 않았다.
▲ '1조 달러' 목표는 유지
오픈AI 내부에서는 상장 시기를 2027년까지 늦추더라도 1조 달러 기업가치를 달성하는 방안과, 기업가치를 낮추는 대신 조기 상장을 추진하는 방안이 함께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샘 올트먼 CEO는 1조 달러 목표를 낮추는 방안에는 사실상 반대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1조 달러는 현재 월마트의 시가총액을 뛰어넘는 규모로, 아직 흑자를 내지 못한 스타트업이 달성하기에는 매우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 막대한 투자 지속…수익성은 과제
오픈AI는 여전히 데이터센터와 AI 연산 인프라 구축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또한 메타와 구글 등 경쟁사에서 핵심 AI 연구진을 적극 영입하며 인재 확보에도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와 함께 챗GPT 내 광고 도입, 쇼피파이와 스트라이프 등과의 전자상거래 연계 서비스도 시험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신규 사업들은 아직 초기 실험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매출 성장세는 여전히 가파라
오픈AI는 지난해 약 130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는 올해 매출을 세 배 수준까지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올해 월평균 매출이 약 20억 달러에 이른다고 밝힌 바 있다.
빠른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AI 인프라 투자 규모가 워낙 커 수익성 확보는 여전히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 내부에서도 상장 시기 놓고 시각차
불과 지난해 말만 해도 세라 프라이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기업공개를 추진하지 않고 있으며 재무 기반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후 회사가 2026년 말 상장을 추진한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아직 재무 기반이 충분히 안정되지 않았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시장에서는 성장성과 수익성 사이에서 회사 내부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픈AI(Photo : [로이터/연합뉴스 제공])
▲ 경쟁은 더욱 치열해져
오픈AI는 사업 환경에서도 적지 않은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앤트로픽은 기업용 AI 코딩 서비스인 '클로드 코드'를 앞세워 기업 고객을 빠르게 확보하고 있으며, 구글의 '제미니' 역시 일반 소비자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한때 폭발적으로 증가했던 챗GPT 이용자 증가세도 다소 둔화됐다.
현재 이용자는 약 9억 명 수준으로, 시장에서 기대했던 10억 명 돌파가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사업 구조 재편으로 수익성 강화
오픈AI는 최근 조직과 사업 구조를 대대적으로 재편하고 있다.
피지 시모가 AI 서비스 사업을 총괄한 이후 수익성이 낮은 영상 생성 서비스 '소라(Sora)' 등 비핵심 사업을 축소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동시에 기업 고객 확대를 위해 AI 코딩 서비스 '코덱스(Codex)' 전담 영업조직을 구축하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현재 코덱스의 주간 이용자는 500만 명을 넘어섰으며 기업 고객도 200만 개 이상 확보했다.
여기에 AI 업계 최고 권위자로 평가받는 노암 샤지어를 구글에서 영입하면서 연구개발 경쟁력도 강화하고 있다.
▲ '성장'보다 '지속 가능성'이 IPO의 핵심 변수
오픈AI의 IPO 연기 검토는 단순히 상장 일정이 늦춰지는 문제가 아니라 AI 산업이 본격적인 수익성 검증 단계에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AI 기업들은 폭발적인 성장성과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지만, 막대한 인프라 투자와 연구개발 비용을 지속적으로 감당하면서 안정적인 이익 구조를 구축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시장에서는 오픈AI가 1조 달러 기업가치라는 목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매출 성장뿐 아니라 수익성 개선과 신규 사업의 성과를 입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