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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르기스, 러시아발 연료난 'SOS'…재고 비상

러시아의 잇단 정유시설 공격에 따른 생산 차질로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에너지난에 직면하고 있는 가운데, 키르기스스탄이 주요 연료 공급국인 러시아의 불안정한 상황을 우려해 인접국들에 연료 공급을 요청하는 'SOS'를 타전했다.

키르기스스탄은 지난 7월 1일, 카자흐스탄, 벨라루스, 아제르바이잔,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 인접 5개국에 공식 문건을 발송해 긴급 연료 공급을 요청했다. 이는 주요 연료 수입국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잇단 드론 공격으로 정유시설이 파손되어 연료 생산에 심각한 차질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중앙아시아의 내륙국인 키르기스스탄은 국내 소비 휘발유의 90%를 러시아에서 수입하고 있어, 러시아의 연료 상황에 극도로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현재 키르기스스탄 에너지부는 국내 연료 재고가 충분하며 공급이 계획대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키르기스스탄 원유거래업체 협회는 고급 휘발유 AI-95가 이미 부족한 상태이며, 일반 휘발유 AI-92 재고량은 30~45일 치에 불과하다고 인정했다. 그나마 경유는 농작물 수확기에 필요한 양에 다소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키르기스, 러시아발 연료난 'SOS'…재고 비상
[사진=연합뉴스]

러시아 내부에서도 연료난은 심각하다. 지난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국내 연료 공급난을 직접 인정하고 경유 수출 금지 가능성까지 시사한 바 있다. 이 같은 상황은 키르기스스탄의 연료 공급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키우고 있다. 키르기스 당국은 지난달 이미 일부 소매연료 판매에 대한 가격통제 정책을 도입하는 등 위기 대응에 나섰다.

키르기스스탄은 지난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주기적인 인플레이션 충격을 겪어왔다. 동시에 러시아가 서방 제재를 우회해 무역할 수 있도록 돕는 등 러시아와 밀접한 경제적, 정치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은 현재의 연료 위기가 단순한 공급 부족을 넘어선 복잡한 역학 관계 속에서 발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키르기스스탄 정부의 공식적인 낙관론에도 불구하고, 원유거래업계가 인정한 구체적인 연료 부족 상황은 중앙아시아 지역의 에너지 위기가 이미 현실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국경을 넘어 경제적 동맹국들에게까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사례로, 이 지역의 에너지 안보를 둘러싼 긴장감이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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