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플랫폼스가 오는 9월부터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반도체를 본격 생산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9일(현지 시각) 로이터가 입수한 내부 메모에 따르면 메타는 내년 전체 컴퓨팅 용량을 14기가와트(GW)까지 확대하는 대규모 인프라 투자 전략의 핵심으로 자체 AI 칩 생산을 추진했다.
코드명 '아이리스(Iris)'로 개발 중인 이 칩은 메타가 자체 설계하는 MTIA(Meta Training and Inference Accelerator) 프로젝트의 4세대 로드맵 가운데 하나다.
메타는 맞춤형 반도체를 활용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자사 서비스의 AI 성능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을 세웠다.
▲ 6주 만에 검증 완료…자체 반도체 개발 속도 기대 이상
내부 문건에 따르면 아이리스 칩의 성능 검증은 단 6주 만에 완료됐으며, 테스트 과정에서 중대한 결함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는 5년 넘게 추진됐지만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했던 메타의 자체 반도체 개발 프로젝트가 본격적인 궤도에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평가됐다.
메타는 해당 내용에 대해 공식 논평을 하지 않았다.
▲ 브로드컴·TSMC와 협력…엔비디아 의존도 낮춘다
메타는 자사 서비스에 최적화된 AI 칩을 직접 설계하고 있으며, 설계는 브로드컴과 협력하고 생산은 대만 TSMC가 맡는다.
이 같은 전략은 AI 연산 비용을 절감하는 동시에 엔비디아와 AMD 등 외부 반도체 공급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됐다.
업계에서는 자체 칩 확보가 장기적으로 AI 서비스 경쟁력과 수익성 개선에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했다.
▲ GPU 대체 아닌 보완…AI 인프라 효율 높인다
아이리스는 메타가 현재 대규모로 도입하고 있는 엔비디아와 AMD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완전히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는 역할을 수행하도록 설계됐다.
내부 메모는 최신 GPU를 메타처럼 대규모 환경에 도입하는 과정이 매우 복잡하고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경험이 자체 AI 칩 개발을 더욱 서두르게 된 배경으로 분석됐다.
포레스터의 마이크 구알티에리 부사장은 "다른 회사의 반도체에 의존하면서 AI 시장의 최강자가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대형 클라우드 기업들과 스페이스X까지 모두 자체 반도체를 개발하는 이유는 AI 모델 운영 비용 경쟁력을 확보하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AI 시대 경쟁력이 단순한 모델 개발을 넘어 반도체 설계 능력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 2027년까지 6개월마다 신형 AI 칩 출시
메타는 지난 3월 아이리스를 포함한 AI 프로세서 4종을 공개한 바 있다.
회사는 오는 2027년까지 약 6개월 간격으로 새로운 AI 칩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는 대부분의 반도체 기업이 1년 이상 주기로 신제품을 출시하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빠른 개발 일정으로 평가됐다.

메타 로고(Photo : [로이터/연합뉴스 제공])
▲ 올해 7GW·내년 14GW…AI 인프라 공격적 확대
메타는 올해 총 7GW 규모의 AI 컴퓨팅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상반기에 이미 1GW를 추가했으며 연말까지 5.5GW를 추가 확보해 목표를 달성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1GW는 약 80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메타는 이후에도 투자를 이어가 2027년에는 전체 컴퓨팅 용량을 14GW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올해 AI 인프라 투자 최대 1,450억 달러
메타는 올해 AI 인프라 구축에 최대 1,450억 달러를 투자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올해 AI 투자 예상액 7,000억 달러 가운데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규모다.
AI 경쟁이 심화되면서 컴퓨팅 인프라 확보가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 삼성전자와 장기 공급 계약…메모리 확보 총력
메타는 AI 데이터센터 확대를 위해 주요 부품업체들과 장기 공급 계약도 체결했다.
삼성전자와는 메모리 반도체 공급 계약을 맺었으며, 샌디스크와는 플래시 저장장치, 스미토모전기와는 광섬유 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메모리 부족 현상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부품 확보가 AI 인프라 구축의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 '칩플레이션' 우려 현실화…반도체 가격 급등
AI 데이터센터 투자 경쟁이 격화되면서 메모리와 AI 반도체를 비롯한 핵심 부품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애플 등 주요 기업들이 메모리 부족에 대응해 제품 가격을 인상하는 사례도 나타나면서 장기 공급 계약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메모리와 AI 반도체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이른바 '칩플레이션(Chipflation)'이 거시경제 차원의 새로운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