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22일(현지 시각)부터 브라질산 농기계, 목재 제품, 에탄올, 의류 등 다양한 품목에 25%의 신규 관세를 부과했다.
이번 조치는 서반구 최대 인구 국가인 미국과 브라질 간 이미 경색된 무역 관계를 더욱 악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번 관세는 트럼프 행정부가 1974년 무역법(Trade Act of 1974)을 활용해 불공정 무역 관행을 조사하는 새로운 전략 아래 처음 적용한 사례다.
앞서 미국 연방대법원은 백악관이 국가비상권을 근거로 대부분의 교역국에 고율 관세를 부과한 조치에 대해 위법 판단을 내린 바 있다.
▲ 최대 110억 달러 규모 브라질 수출 영향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브라질 정부와 브라질산업연맹(CNI)은 이번 관세로 미국 수출액 가운데 약 70억~110억 달러 규모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브라질의 대미 수출 가운데 약 18~26%에 해당하는 규모다.
다만 미국은 자국 내 물가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쇠고기, 커피, 항공기 및 항공기 부품 등 일부 핵심 수입품은 관세 대상에서 제외했다.
브라질은 미국이 불공정 무역 관행을 이유로 1년간 진행한 '무역법 301조(Section 301)' 조사 이후 처음으로 추가 관세를 적용받는 국가가 됐다. 그러나 미국은 그동안 브라질과의 교역에서 지속적으로 무역흑자를 기록해 왔다는 점에서 논란이 제기됐다.
브라질 전 외교통상장관인 웰버 바라우는 양국의 무역수지 구조를 언급하며 "이번 미국의 조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 미국 "불공정 무역 시정 목적" 강조
미국 정부는 전자결제 서비스, 에탄올 시장 접근성, 불법 산림 훼손 등 브라질의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응하기 위해 관세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번 조치는 미국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임시 10% 관세 종료를 이틀 앞두고 시행됐다. 또한 연방대법원이 기존 브라질산 제품에 대한 50% 관세를 무효화한 이후 새로운 형태의 관세 조치가 적용된 사례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Photo : [AFP/연합뉴스제공])
▲ 신발 산업 직격탄…대규모 감원 우려
브라질 신발 산업은 이미 관세 영향으로 올해 수출 전망치를 기존 3.6% 감소에서 7.1% 감소로 하향 조정했다. 미국은 브라질 신발 수출의 최대 해외 시장으로, 전체 수출 물량의 5켤레 가운데 1켤레를 구매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상파울루주 대표 신발 생산지인 프랑카에서 수출업체 TH슈즈를 운영하는 토니 하젤은 "미국 시장을 대체할 수 있는 다른 시장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지역 전체 수출의 약 40%인 연간 65만 켤레가 미국으로 판매되고 있다며, 이번 관세로 해당 수출이 사실상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브라질 정부가 미국과 재협상하거나 신발 제품에 대한 관세 면제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기업들의 구조조정과 인력 감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 전문가 "장기적 신뢰 훼손 불가피"
경제 전문가들은 잇따른 관세 조치와 일부 품목 면제가 단기적인 수출 감소를 넘어 장기적인 무역 관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상파울루 제툴리우 바르가스 재단(FGV)의 경제학 교수 구스타부 페소아는 최근 미국 공청회에서 관세 반대 의견을 제시한 뒤 "가장 큰 문제는 신뢰가 무너진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구매자들은 앞으로 더 많은 브라질산 제품이 추가 관세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할 것이며, 브라질 수출기업들도 미국 시장을 겨냥한 공급망 투자에 소극적으로 변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 양국 교역 감소…추가 관세 가능성도 남아
브라질산업연맹(CNI)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브라질의 대미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억 달러(13%) 감소했다. 철강제품, 석유제품, 목재 펄프 등 산업재 수출 감소가 전체 실적 악화를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질은 이와 별도로 미국의 강제노동 의혹 조사 대상에도 포함돼 있으며, 해당 조사는 7월 24일 종료될 예정이다. 조사 결과에 따라 추가로 12.5%의 관세가 부과될 경우 일부 품목의 총 관세율은 37.5%까지 높아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브라질 정부는 추가 관세 적용 방식에 대해서도 명확한 통보를 받지 못한 상태다. 마르시우 엘리아스 호자 브라질 통상장관은 "25%와 12.5%가 누적 적용될지, 일부 면제가 이뤄질지 아직 알 수 없다"며 "최종 결정이 내려져야 구체적인 적용 방식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