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코스피 10% 폭락 '검은 화요일'…반도체 쇼크에 투매, 저점 논쟁 본격화

[연합뉴스제공]
[연합뉴스제공]

▲ 역대급 폭락장…코스피·코스닥 동반 패닉

국내 증시가 '검은 화요일'을 맞았다. 28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732.09포인트(10.84%) 급락한 6,023.66에 거래를 마치며 역대 두 번째 하락폭을 기록했다. 코스닥도 7.72% 급락한 705.85로 마감하면서 양 시장 모두 극심한 변동성을 나타냈다.

코스피는 장중 한때 5,992.91까지 밀리며 6,000선을 내줬고, 코스닥 역시 700선 아래로 추락했다. 장 초반부터 프로그램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데 이어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서킷브레이커까지 작동하면서 시장 전반이 사실상 공황 상태에 빠졌다.

이는 지난달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9,000선을 돌파하며 강세장을 이어가던 분위기와는 정반대의 흐름이다. 불과 27거래일 만에 6,000선을 위협받는 급격한 조정 국면으로 전환되며 투자심리가 급속히 냉각됐다.

▲ 외국인 대규모 매도…공포지수도 급등

이날 증시 급락은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세가 주도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5조원을 순매도하며 한 달여 만에 최대 규모의 매도 물량을 쏟아냈다. 반면 개인은 4조원 이상을 순매수하며 저가 매수에 나섰고 기관도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시장 불안 심리는 변동성지수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VKOSPI는 83.43까지 치솟으며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심리가 극단적으로 확대됐음을 보여줬다.

외국인의 매도세가 집중되면서 주요 대형주 중심으로 낙폭이 확대됐고, 지수 방어 역할을 하던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급격히 무너졌다.

▲ 중국 반도체 변수…AI 투자 기대 흔들어

이번 폭락의 직접적인 배경으로는 글로벌 반도체 업종 충격이 지목됐다. 중국이 반도체 제조 핵심 장비인 심자외선(DUV) 노광장비 개발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글로벌 반도체 경쟁 구도 변화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이에 따라 미국 증시에서도 ASML과 엔비디아, 마이크론 등 주요 반도체 종목들이 약세를 보였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역시 하락했다. 중국 메모리 업체 CXMT의 증시 상장도 향후 공급 확대 가능성을 키우며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요인으로 분석됐다.

시장에서는 중국이 핵심 공정 기술 국산화에 성공할 경우 메모리 산업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됐고,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중심으로 형성됐던 높은 밸류에이션에 대한 차익실현이 동시에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제공]
[연합뉴스제공]

▲ 삼성전자·SK하이닉스 급락…반도체 투톱 직격탄

국내 증시는 반도체 대형주의 급락이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삼성전자는 13.39% 떨어진 22만원으로 거래를 마치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지난달 고점 대비로는 40% 이상 하락한 수준이다.

SK하이닉스도 14.65% 급락하며 155만원까지 밀렸다. 지난달 기록했던 사상 최고가와 비교하면 절반 가까운 시가총액이 증발한 셈이다. 특히 실적 발표를 하루 앞둔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경계심이 더욱 커진 것으로 풀이됐다.

반도체 외에도 SK스퀘어와 삼성전기, 현대차, LG에너지솔루션, KB금융 등 대부분의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동반 하락했다. 업종별로도 전기·전자와 제조업, 의료·정밀기기 등 전 업종이 일제히 약세를 보이며 시장 전반의 투매 양상이 확인됐다.

▲ 과매도 신호와 추가 악재…시장 전망 엇갈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투자심리가 크게 훼손됐다고 진단하면서도 향후 시장 방향성에 대해서는 다소 엇갈린 평가를 내놓았다.

일부에서는 중국 반도체 기술 발전과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금리 인상 논의 등이 한꺼번에 겹치면서 시장 충격이 증폭됐다고 분석했다. 이미 약해진 시장 체력이 악재에 과도하게 반응했다는 평가도 제기됐다.

반면 기술적 분석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신호도 제시됐다. RSI 등 주요 기술적 지표가 모두 과매도 구간에 진입했고 밸류에이션 부담도 상당 부분 해소된 만큼 저점 반등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시장에서는 이번 급락이 추가 하락의 시작인지, 아니면 과도한 공포가 만들어낸 단기 저점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치/사회

경제

국내 증시

부동산

라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