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반도체 업종 전반의 약세 속에 주가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세계 시가총액 1위 자리를 애플에 내줬다.
엔비디아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압도적인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공급망 문제와 제품 출시 지연 등 복합적인 악재가 투자심리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 애플, 엔비디아 제치고 시가총액 1위 복귀
28일(현지시간)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타임즈(IBT)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27일 주가가 약 5% 하락하면서 시가총액이 4조7,700억 달러 수준으로 감소했다.
반면 애플은 주가가 약 1% 상승하며 시가총액 5조 달러에 근접했고, 오는 30일 예정된 실적 발표를 앞두고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반영됐다.
애플은 지난 6월 글로벌 반도체 공급 부족의 영향을 반영해 제품 가격을 인상한 바 있으며, 이번 실적 발표에서는 공급망 상황과 이에 따른 사업 영향을 설명할 것으로 예상됐다.
▲ 2025년 6월 이후 처음으로 선두 자리 내줘
엔비디아가 세계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내준 것은 2025년 6월 이후 처음이다.
이러한 흐름은 다음 거래일에도 이어졌으며, 엔비디아는 추가 하락세를 기록한 반면 애플은 상승 흐름을 유지했다.
CNBC에 따르면 올해 들어 엔비디아 주가는 약 4% 상승하는 데 그친 반면, 애플은 약 24% 상승했다.
애플은 자체 AI 인프라를 대규모로 구축하는 대신 AI 컴퓨팅 용량을 임대하는 전략을 채택하면서 시장 대비 우수한 성과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됐다.
▲ 차세대 AI 시스템 출시도 1년 이상 지연
엔비디아는 차세대 랙(Rack) 단위 AI 시스템인 '카이버(Kyber) NVL144'의 출시도 예상보다 1년 이상 늦어질 것으로 전해졌다.
핵심 부품의 제조 과정에서 기술적인 문제가 발생하면서 일정이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의 폭발적인 AI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는 동시에 중국 수출 규제에도 직면해 있다.
여기에 각국 정부가 지정학적 리스크를 이유로 자국 반도체 생산 확대와 공급망 안정성 확보를 적극 추진하면서 시장 환경도 더욱 복잡해진 상황이다.

엔비디아[로이터/연합뉴스 제공]
▲ PCB 미드플레인 생산 난항이 핵심 원인
시장조사업체 세미애널리시스(SemiAnalysis)에 따르면 카이버 NVL144 랙 아키텍처는 당초 2027년 출시될 예정이었지만 현재는 2028년으로 일정이 연기될 전망이다.
지연의 핵심 원인은 랙 내부 주요 모듈을 연결하는 특수 다층 인쇄회로기판(PCB)인 'PCB 미드플레인'의 생산 난이도가 예상보다 높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 144개 GPU 통합한 차세대 AI 플랫폼
카이버 시스템은 엔비디아의 최고성능 GPU 144개를 하나의 랙에 탑재해 단일 통합 컴퓨팅 시스템처럼 동작하도록 설계됐다.
이를 통해 대규모 생성형 AI 모델의 학습과 추론 작업을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기존의 수평 배치 방식 대신 수직형 컴퓨트 트레이 구조를 적용해 컴퓨팅 집적도를 높이고 지연시간(Latency)을 줄이는 것이 핵심 특징이다.
엔비디아는 올해 열린 GTC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베라 루빈 울트라(Vera Rubin Ultra) 플랫폼과 함께 해당 아키텍처를 처음 공개했다.
▲ 기존 중간 단계 설계도 폐기
이번 출시 지연은 엔비디아의 제품 로드맵 변경이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됐다.
세미애널리시스는 엔비디아가 당초 검토했던 중간 단계 제품인 'NVL72x2 백투백(Back-to-Back)' 랙 설계도 폐기했다고 전했다.
해당 설계는 현세대 랙 두 개를 결합해 카이버 출시 전까지 유사한 수준의 연산 성능을 제공하는 방안이었다.
그러나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와 하이퍼스케일 고객들은 시스템 구조가 지나치게 복잡하고 운영 부담이 크다는 이유로 반대 의견을 제시했고, 이에 따라 엔비디아는 해당 설계를 최종적으로 철회한 것으로 분석됐다.
▲ 공급망 변수와 제품 일정이 향후 주가 변수
시장에서는 AI 반도체에 대한 수요 자체는 여전히 견조하지만, 엔비디아의 차세대 제품 일정 지연과 공급망 불확실성이 단기적인 주가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반면 애플은 AI 투자 전략과 안정적인 사업 구조를 바탕으로 시장의 신뢰를 확대하며 시가총액 1위 자리를 탈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