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과 서울 평균 주택가격 상승률만 놓고 보면 한국은 주요 국가 가운데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지만, 서울 고가주택 시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강남권과 한강 벨트를 중심으로 한 고가주택 가격 급등이 전체 평균과 큰 차이를 보이며 주택시장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 평균 집값 상승률은 주요국 대비 안정적
2일 국회 미래연구원의 '자산 불평등과 보유세 중장기 개편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국제결제은행(BIS)의 명목 주택가격지수(RPP)를 분석한 결과 한국의 전국 주택가격은 2003년부터 2023년까지 약 1.56배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역시 같은 기간 1.74배 상승하는 데 그쳤다. 해당 지수는 특정 시점의 주택가격을 기준으로 이후 가격 변동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산출된다.
이 같은 상승폭은 주요 국가 및 도시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었다. 미국은 약 2.8배, 캐나다는 3.1배, 노르웨이는 3.4배 상승했으며 독일 베를린은 3.9배, 노르웨이 오슬로권은 4.1배 오르며 한국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부동산(Photo : [연합뉴스 제공])
▲ 실질 집값도 OECD 평균 밑돌아
물가 상승 영향을 제외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실질 주택가격지수(RHPI)에서도 한국은 안정적인 국가로 분류됐다.
2000년 대비 2024년 한국의 실질 주택가격은 1.2배 상승하는 데 그쳐 OECD 평균인 1.6배를 밑돌았다. 조사 대상 국가 가운데서는 핀란드 다음으로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캐나다는 같은 기간 2.9배 상승해 가장 높은 증가폭을 보였으며 호주와 미국, 영국도 1.8~2.6배 수준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 서울 고가주택은 세계 최고 수준 상승
평균 집값과 달리 서울 고가주택 시장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다.
영국 부동산 컨설팅업체 나이트 프랭크의 '프라임 글로벌 도시지수(PGCI)'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서울 상위 5% 고가주택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25.2% 상승했다. 이는 조사 대상인 세계 46개 도시 가운데 일본 도쿄(55.9%)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이었다.
46개 주요 도시의 평균 상승률이 2.5%였던 점을 감안하면 서울 고가주택의 상승폭은 평균의 10배에 달하는 수준이었다. 3위인 인도 벵갈루루도 9.2%에 그쳐 서울과 큰 격차를 보였다.
최근 5년간 상승률에서도 서울은 80.9%를 기록하며 두바이, 도쿄, 필리핀 마닐라에 이어 세계 4위에 올랐다.
▲ 강남권 중심 양극화가 통계 차이 키워
평균 통계와 고가주택 통계 간 차이가 크게 나타나는 것은 서울 강남 3구와 한강 벨트 등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이 집중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나이트 프랭크는 상위 5% 고가주택만을 대상으로 통계를 작성하는 반면 OECD와 BIS는 전국 또는 서울 전체 주택시장을 대상으로 지수를 산출한다. 이 때문에 비수도권 부진과 일반 주택의 가격 정체가 평균값을 낮추는 이른바 '평균의 함정'이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 표본조사 한계도 영향
OECD와 BIS가 활용하는 한국 주택가격 통계는 한국부동산원의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를 기반으로 한다. 해당 조사는 표본주택의 거래 사례 등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작성되며 실거래 자료를 직접 반영하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 때문에 최근처럼 시장 변동성이 큰 시기에는 실제 가격 변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 시장 양극화 대응이 핵심 과제로
국회 미래연구원 이선화 선임연구위원은 서울의 경우 고가주택과 일반주택 간 가격 상승 격차가 매우 크게 나타나는 등 주택시장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2024년과 2025년 서울 주택가격이 급등했음에도 OECD와 BIS 통계는 표본조사 방식의 특성상 이러한 변화를 충분히 포착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