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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신시대 대표 저항시인' 김지하 박근혜 지지, 왜?

[재경일보 이영진 기자] 유신시대의 대표적인 저항시인으로 활동한 시인 김지하(71)씨가 26일 열린 시국강연회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김씨는 이날 중도보수단체인 범시민사회단체연합(범사련)이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개최한 '대한민국 어디로 가야하는가?"라는 주제의 시국강연회에 참석, '이 가문 날에 비구름'이라는 제목의 강연문을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읽어내려가며 여성이 사회 지도자로 나설 수 있는 근거를 설명, 사실상 박 후보에 대한 지지 입장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김씨는 "시인인 내가 대선과 관련된 연설회에 선 것 자체가 기이하다. 조국의 위기가 나를 부르지 않았다면 나는 그 어떤 명망에도, 그 어떤 명분에도 이 자리에 서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힌 뒤 "이제 여자가 세상 일 하는 시대가 왔고 나는 여성들의 현실통어 능력을 인정한다. 여자에게 현실적인 일을 맡기고 남자는 이를 도와야 하는 때가 왔다"고 밝혔다.

그는 경기도 이천 앵산에서 여성동학당의 회주로 활동했던 이수인을 언급하며 "그 시대에도 여성 이수인이 임금이 된다는 얘기가 있었다"며 "여러분은 박근혜 후보가 이 민주사회의 대통령이 되는 것이 이상해요?"라고 반문했다.

이어 "선거법에 위반된다고 박근혜 후보 이름을 내지 말라는 친구들의 충고가 있었다"며 "그러나 시인 김지하는 어떤 여자를 지지하는 하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고 말해 박 후보를 지지함을 밝혔다.

그는 여성 대통령을 보좌해야 하는 남성들의 역할론도 제시했다.

김씨는 동해안에 해가 뜰 때 바위 속 광석에서 기운이 나와 주위 오염요소를 정화시킨다는 '초미(初尾)' 개념을 제시하며 남성들은 이 초미의 뜻에 기반해 할 일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소회도 밝혔다.

그는 1971년 박정희 정권에서 '필화사건'으로 7년간 독방에 수감된 것과 관련, "나는 박정희 정치에 대해 다 넘어섰다"며 "이미 독방에서요. 뭐가 문제인가요"라고 반문했다.

또 "감옥 독방에서 박정희 대통령 서거 소식을 듣고 '그 독재자가 이 김지하와 가는 길이 똑같구나'는 생각에 소름이 끼쳤다"고 말했다.

아울러 "내 부인이 박근혜 후보는 18년 동안을 딴 사람과의 다른 내면의 고통을 겪은 사람이라고 하더라"며 "나는 그 얘기에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발표했던 자신의 시국 풍자시 '오적'을 거론, "내 주제는 '촛불, 횃불, 숯불'이었다"며 "촛불에 나중에 끼어든 자들이 있다. 나중에 근 한 달 동안 거리에서 저희 존재를 증명한다고 우당탕탕하던 깡통 빨갱이들, 나중엔 봉하 쪽 부엉바위에서 꽝한 사람이 누구더라"라고 말해 서거한 노무현 전 대통령을 겨냥하기도 했다.

김 시인은 지난 1970년 5월 '사상계'에 전통적 해학과 풍자로 사회 현실을 날카롭게 풍자한 오적(五賊)을 발표해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투옥됐다.

유신시대인 1974년에는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민청학련)의 배후조종자로 체포돼 긴급조치 4호 위반혐의로 사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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