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시내 기자] 지난 1978년부터 1993년까지 15년간 쓰레기매립지로 사용되던 난지도가 점점 생태계의 보고로 탈바꿈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3∼12월에 걸쳐 난지도에 조성된 월드컵공원의 자연생태계를 관찰한 결과, 식물 486종과 동물 484종 등 총 970종의 생물이 사는 것을 확인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는 2000년 조사에서 438종이 발견된 것에 비해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식물 조사에선 금억새, 난쟁이아욱, 개속새, 개고사리, 은사시나무, 분꽃, 현호색, 큰황새냉이, 땅빈대, 애기봄맞이, 들메나무, 길마가지나무, 덜꿩나무, 참쑥, 물골풀, 구내풀, 가는포아풀, 산비늘사초, 그늘사초 등 20종이 새롭게 발견됐다.
야생조류는 총 32과 78종이 발견돼 2000년(21과 33종)보다 종류만 배 이상 늘었다.
법정보호종은 새매·솔부엉이 등 천연기념물 5종, 큰기러기·새홀리기 등 환경부 멸종위기종 5종, 파랑새·밀화부리 등 환경부 특정종 12종, 물총새·제비 등 서울시 보호종 9종이 출현했다.
특히 2010년 매립지 사면을 중심으로 인공 새집을 설치한 후 번식한 새끼들이 둥지를 떠나는 이소기(9∼10월)에 박새의 개체 수가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시는 설명했다.
환경변화에 민감한 양서·파충류는 모두 7종과 10종이 확인됐다. 이중 참개구리 등 양서류는 3과 4종, 줄장지뱀 등 파충류는 4과 6종이 발견됐다.
환경부 멸종위기종인 맹꽁이는 노을공원과 하늘공원의 습지를 중심으로 성체와 올챙이들이 많이 발견되었으며, 한반도 고유생물인 한국산개구리는 월드컵공원 전역에 서식하고 있었다.
이춘희 서울시 서부공원녹지사업소장은 "생태계가 복원되고 있지만 아직 매립지 사면은 아까시나무 중심의 단순한 식생 구조를 보인다"며 "중장기 계획을 세워 사면 식생 구조를 개선하고, 생물종다양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