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동해시의 대표적 관광 명소이자 주민 생활권의 핵심축인 하평건널목이 폐쇄 두 달 만에 다시 문을 연다. 안전사고 우려로 중단되었던 통행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지역 정치권과 철도 관계기관이 전격적인 합의안을 도출했다. 이번 결정은 관광객 안전 확보와 지역 주민 이동권 보호라는 두 가지 핵심 가치를 조화시킨 사례로 평가받는다.
강원 동해시 천곡동 일대에 위치한 하평건널목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이른바 포토존으로 급부상하며 전국적인 인지도를 얻었다. 철길과 해변이 어우러진 독특한 풍광 덕분에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수많은 관광객이 몰려드는 명소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이러한 인기는 동시에 심각한 안전 관리의 사각지대를 형성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국가 1종 무인 건널목으로 운영되던 해당 구역은 별도의 상주 관리 인력이 없었기에, 사진 촬영을 위해 선로에 무단으로 진입하거나 열차 진입 시에도 대피하지 않는 위험천만한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 하평건널목 무인 건널목 안전 우려와 통행 제한 배경
한국철도공사는 이러한 안전상의 결함을 근거로 지난 2026년 2월 9일을 기점으로 하평건널목에 대한 통행 제한 조치를 단행했다. 선로 무단 진입에 따른 인명 사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강도 높은 행정 조치였다. 하지만 이로 인해 발생한 부작용 역시 만만치 않았다. 하평건널목은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천곡동 주민들이 해변으로 이동하거나 일상적인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이용하던 필수적인 통로였기 때문이다. 통행 제한이 장기화되자 지역 주민들은 우회로 이용에 따른 극심한 불편함을 호소하며 이동권 침해 문제를 강력하게 제기하기 시작했다.
지역 사회의 불만은 조직적인 단체 행동으로 이어졌다. 천곡동 주민 5,419명은 하평건널목의 통행권 보장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작성하여 관계 기관에 제출했다. 주민들은 안전 대책 마련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에는 공감하면서도, 일방적인 폐쇄는 지역 경제를 위축시키고 주민들의 기본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민심의 흐름은 지역구 의원인 이철규 의원(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을 중심으로 정치권의 적극적인 중재를 이끌어내는 동력이 되었다.
▲ 지역 주민 5천여 명 탄원과 정치권 중재 노력이 이끈 합의
이철규 의원은 2026년 4월 20일 국회 본관에서 국가철도공단, 한국철도공사, 동해시 등 4개 관계 기관이 모두 참여하는 대책회의를 주관했다. 이번 회의의 핵심 쟁점은 철도 안전 규정을 준수하면서도 주민들의 통행 편의를 복구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었다. 장시간 이어진 논의 끝에 각 기관은 늦어도 오는 5월 1일부터 하평건널목의 통행을 재개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다만, 무조건적인 개방이 아닌 안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안전요원 상시 배치'를 필수 전제 조건으로 명시했다.
이번 합의안에 따라 동해시는 하평건널목에 전문 안전 요원을 투입하여 관광객들의 선로 진입을 통제하고, 열차 통과 시 시민들의 안전을 밀착 관리할 예정이다. 이는 무인 건널목의 한계를 인력 배치를 통해 보완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또한 한국철도공사와 국가철도공단은 건널목 이용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적 지원과 시설 점검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철규 의원은 회의 직후 인터뷰를 통해 여러 차례에 걸친 관계기관 협의가 결실을 맺어 안전 문제와 시민 통행권이 조화롭게 조율될 수 있었다고 설명하며, 향후에도 주민들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 앞장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 안전요원 배치와 향후 무인 건널목 관리 체계 고도화 전망
전문가들은 이번 하평건널목 통행 재개 결정이 단순한 민원 해결을 넘어 지역 관광 자산의 보존과 공공 안전 관리의 새로운 모델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동해시가 추진 중인 '폐철도 포토존' 조성 사업과 연계될 경우, 하평해변 일대는 더욱 체계적인 관광 명소로 탈바꿈할 가능성이 크다. 무인 시스템에만 의존하던 기존의 철도 관리 방식에서 벗어나, 지자체와 철도 기관이 협력하여 인적 자원을 투입하는 방식은 유사한 안전 문제를 겪고 있는 다른 지역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준다.
나아가 이번 사례는 지역 현안 해결 과정에서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정치권의 조율 능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지표가 될 것이다. 5,000여 명이 넘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정책 결정 과정에 실질적으로 반영됨으로써 행정의 신뢰성을 높였기 때문이다. 5월 1일로 예정된 재개통 이후, 하평건널목이 안전 사고 없는 모범적인 통행로이자 관광지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이용객들의 성숙한 안전 의식 또한 뒷받침되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정부와 지자체는 이번 합의 사항이 현장에서 빈틈없이 이행되는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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