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AI 확산에 갈림길 선 기업들…인력 감축 vs 생산성 확대

장선희 기자

인공지능(AI)이 기업의 인력 운용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면서, 최고경영자들 사이에서 해고와 생산성 극대화라는 두 갈래 선택이 뚜렷해지고 있다.

코인베이스와 페이팔은 AI 도입을 명분 또는 배경으로 감원을 추진하는 반면, 액손은 AI를 인력 대체가 아닌 업무 확장의 도구로 보며 정반대 메시지를 내놨다.

▲ 코인베이스·페이팔, AI 명분 내세운 구조조정

5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코인베이스 글로벌의 브라이언 암스트롱 CEO는 AI가 “일하는 방식”을 바꾸고 있다며 전체 직원의 14%를 줄이겠다고 밝혔다. 페이팔도 향후 2~3년 동안 인력의 20%를 감축할 계획이라고 공개했다.

두 회사 모두 AI를 활용해 더 적은 인원으로 더 많은 일을 처리하는 방향으로 조직을 재편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술 도입이 곧바로 인력 축소로 이어지는 전형을 보여준다.

▲ 액손 “AI는 사람을 줄이기보다 더 하게 만든다”

액손의 조시 이스너 사장은 5,000명 넘는 직원들에게 AI가 당장 해고를 부를 일은 없다고 안심시키며, 기술을 “팀이 더 많은 일을 하게 해주는 것”으로 정의했다.

그는 생산성이 두세 배 높아져도 해결해야 할 문제가 더 생길 뿐이라며, 인력 축소보다 업무 확대를 강조했다.

이 회사는 당장 채용을 크게 늘리지는 않더라도, 기존 인력으로 더 많은 제품과 가치를 만들어내는 방식에 무게를 두고 있다.

▲ 미국 기업들, AI를 두고 효율화와 성장 사이 선택

이번 논쟁의 핵심은 AI의 즉각적 효과를 비용 절감에 쓸지, 아니면 같은 인원으로 더 많은 성과를 내는 데 쓸지에 있다.

 스포티파이는 인력을 대체하기보다 규모를 유지한 채 더 많은 제품을 내놓는 쪽을 택했고, IBM도 AI 활용이 장기적으로는 고용 확대에 기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메타는 대규모 데이터센터와 AI 인프라 투자와 맞물려 약 10% 수준의 감원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는 수익성 개선과 주가 방어에도 즉각적인 효과를 줄 수 있다.

▲ 감원 압박 커지는 이유…시장 둔화와 투자자 기대

기업들이 AI를 이유로 인력을 줄이는 배경에는 경기 둔화와 비용 압박도 있다.

코인베이스는 침체된 크립토 시장에서 몸집을 줄여 성장 국면에 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고, 시장은 감원을 효율화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실제로 AI 에이전트나 자동화 기술을 도입한 기업의 약 80%가 인력 감축을 하고 있다는 조사도 나왔다.

인공지능
[로이터/연합뉴스 제공]

▲ 현장 반응은 엇갈려…직원들은 불안, 경영진은 재배치 강조

실직한 코인베이스 직원은 “우리는 이미 굉장히 최소 인력으로 일하고 있었다”고 말하며, AI가 결국 일자리를 줄이기보다 업무를 더 늘릴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미국 금융회사 싱크로니 파이낸셜의 인사 책임자 DJ 카스토는 해고보다 ‘재배치’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앞으로는 직무가 더 유동적으로 바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조직은 훨씬 더 민첩하게 움직여야 한다”며 직무 경계가 점점 흐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 결론은 ‘감소’보다 ‘재구성’…AI 시대의 새 인력 공식

이번 사례는 AI가 단순히 사람을 대체하는 기술이 아니라, 기업이 인력 구조를 다시 짜는 기준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어떤 기업은 감원을 택하고, 어떤 기업은 인력 규모를 유지한 채 산출을 늘리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특히 AI 기술 발전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면서 향후 노동시장 변화 역시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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