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전기차와 반도체 등 첨단산업의 핵심 원료인 희토류의 대외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총 90억 8,000만 원 규모의 재원을 투입하고 재자원화 기반 구축에 나선다. 임기근 기획예산처 차관은 대구 소재 영구자석 제조 현장을 방문해 폐영구자석을 활용한 국내 양산 체계 구축과 규제 혁신을 통한 전방위적 지원을 약속했다. 이번 조치는 공급망 불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오는 8월까지 행정 절차를 마무리하고 민간의 자원 순환 생태계를 조기에 안착시킨다는 방침이다.
정부가 국가 전략 산업의 필수 소재인 희토류의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해 재자원화 사업을 본격적인 궤도에 올린다. 희토류는 현대 산업의 '비타민'으로 불리며 전기차 모터와 반도체 공정 등 미래 산업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사용되지만, 특정 국가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극도로 높아 공급망 교란 시 국가 경제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품목이다. 이러한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는 단순 수입선 다변화를 넘어 국내에서 배출되는 폐기물로부터 핵심 광물을 추출하는 재자원화 기술과 시설 확보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임기근 기획예산처 차관은 28일 대구광역시에 위치한 희토류 영구자석 제조 전문기업인 성림첨단산업을 방문하여 공급망 자립화 추진 상황을 면밀히 점검했다. 성림첨단산업은 국내에서 희토류 영구자석을 생산하는 핵심 기업으로, 이번 방문은 정부의 재정 지원이 실제 산업 현장에서 원료 확보와 양산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확인하고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직접 청취하기 위해 마련됐다. 임 차관은 현장의 생산 라인을 둘러보며 희토류 재자원화가 단순한 환경 보호 차원을 넘어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경제적 생존 전략임을 명확히 했다.
정부는 올해 본예산과 추가경정예산을 합쳐 희토류 재자원화 사업에 총 90억 8,000만 원의 재원을 전격 투입한다. 구체적인 예산 편성 내역을 살펴보면, 올해 본예산에 신규 반영된 희토류 재자원화 시설 지원 사업비 10억 원이 마중물 역할을 하게 된다. 여기에 최근 편성된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60억 원 규모의 원료 확보 사업과 20억 8,000만 원 규모의 국내 양산 능력 검증 사업 재원을 추가로 확보하며 사업의 실행력을 대폭 강화했다. 특히 60억 원의 예산은 약 100톤 분량의 희토류 원료를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데 사용되어 수급 불안 상황에 대비한 안전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사업의 핵심은 폐영구자석의 회수와 재활용을 통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희토류 양산 기반을 구축하는 데 있다. 지금까지 국내 산업계는 사용 후 폐기되는 영구자석에서 희토류를 추출하는 기술적, 제도적 기반이 미비하여 귀중한 자원을 사장시키는 경우가 많았다. 정부는 이러한 낭비를 막기 위해 초기 시설과 장비 도입 비용을 다음 달부터 즉시 지원하기로 했으며, 기업들이 가장 큰 걸림돌로 지목해온 행정 절차의 간소화도 병행한다. 순환자원 인정 절차를 포함한 각종 선행 행정 처리는 오는 8월까지 신속하게 마무리하여 민간 투자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현장을 찾은 임 차관은 정책의 연속성과 실효성을 강조하며 관계 부처 간의 유기적인 협력을 약속했다. 임 차관은 "희토류 재자원화 사업은 공급망 불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긴급히 추진하는 신규 사업"이라며 "단순한 예산 편성에 그치지 않고 실제 현장에서 원료 확보와 양산이 차질 없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관계 부처와 함께 규제 개선과 선행 절차 관리를 빈틈없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정부가 단순한 재정 지원자를 넘어 산업 생태계의 조성자로서 역할을 다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산업 현장에서는 정부의 재정 지원을 환영하면서도 보다 근본적인 제도적 보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기업 관계자들은 폐영구자석의 효율적인 회수 체계 구축과 순환자원 지정 등 규제 합리화가 시급하다고 건의했다. 재정적 지원이 시설 확충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원료가 되는 폐자원을 원활하게 수집하고 이를 다시 자원으로 인정받는 과정이 복잡하면 사업의 지속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기업들은 제도적 지원이 예산 집행 속도에 맞춰 신속하게 추진되어야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희토류 재자원화 사업의 경제적 실효성에 대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폐자원에서 희토류를 추출하는 비용이 해외에서 원광을 수입해 정련하는 비용보다 높을 경우 민간 기업의 자발적인 참여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다. 또한 재자원화 기술의 고도화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생산된 희토류의 순도나 품질이 첨단 제품의 요구 수준을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초기 시장 형성을 위한 정부의 강력한 구매 조건부 지원이나 보조금 정책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분석도 제기된다.
정부는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기술 검증 예산을 별도로 편성하고 고품질 희토류 생산을 위한 연구개발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8월까지 마무리될 행정 절차 간소화 조치는 기업들의 운영 비용을 절감시켜 재자원화 희토류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폐영구자석 회수 체계를 체계화하여 원료 공급의 안정성을 확보함으로써 규모의 경제를 달성한다는 구상이다. 이는 민간의 효율성과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이 결합된 형태의 자원 안보 모델로 평가받는다.
향후 희토류 재자원화 사업이 안착될 경우 한국은 핵심 전략 자원의 공급망 리스크를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구의 양산 기반 구축을 시작으로 전국적인 자원 순환 네트워크가 형성되면 외부 충격에도 흔들리지 않는 견고한 산업 생태계가 마련될 수 있다. 정부는 이번 사업의 성과를 바탕으로 다른 핵심 광물에 대해서도 재자원화 모델을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자원 빈국인 한국이 재자원화 기술을 통해 자원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 산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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