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8,800선 고지 밟은 코스피, 삼성전자 '34만전자' 시대 열며 사상 최고치 경신

정휘 기자
8,800선 고지 밟은 코스피, 삼성전자 '34만전자' 시대 열며 사상 최고치 경신
©연합뉴스

 

코스피가 삼성전자의 기록적인 급등에 힘입어 사상 처음으로 8,800선을 돌파하며 한국 증시의 새 역사를 썼다. 개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세가 지수를 끌어올린 가운데, 삼성전자는 장중 9% 넘게 오르며 주당 34만 원 시대를 열었다. 코스피 시가총액 역시 장중 7,000조 원을 넘어서며 시장 규모의 급격한 팽창을 확인시켰다.

코스피 지수가 역사적인 8,800선 고지를 점령하며 국내 자본시장의 이정표를 새로 세웠다.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50.46포인트(4.13%) 급등한 8,826.61을 기록하며 장중 내내 파죽지세의 상승 흐름을 보였다. 특히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가 10%에 육박하는 상승폭을 기록하며 전체 시장의 온기를 주도하는 양상을 띠었다.

유가증권시장은 개장 직후부터 직전 거래일의 최고치를 가볍게 넘어서며 강한 매수 에너지를 뿜어냈다. 8,485.67로 출발한 지수는 8,500선을 시작으로 8,600선과 8,700선을 연달아 돌파한 끝에 오전 중 마침내 8,800선마저 넘어섰다. 이는 한국 증시가 고질적인 저평가 국면을 탈피해 새로운 밸류에이션 구간으로 진입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지표로 풀이된다.

수급 측면에서는 기관과 개인 투자자들이 외국인의 거센 매도 공세를 방어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기관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 6,975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물량을 사들였으며, 개인 또한 1,524억 원 규모의 순매수를 기록하며 화력을 보탰다. 반면 외국인은 1조 7,380억 원어치를 내다 팔며 17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가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이날 9.70% 급등하며 사상 처음으로 주당 가격 34만 원을 돌파하는 경이로운 기록을 남겼다. 반도체 업황의 근본적인 회복 실신호와 실적 개선 전망이 맞물리며 대형주 중심의 집중 매수세가 유입된 결과다. 장 초반 하락세를 보이며 우려를 샀던 SK하이닉스 역시 1.29% 반등에 성공하며 반도체 투톱의 동반 상승세를 완성했다.

주요 대형주들 역시 업종별로 강세를 나타내며 지수 하단을 탄탄하게 받쳤다. 삼성물산이 7.98% 급등한 것을 비롯해 삼성생명(5.15%)과 현대차(2.42%)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일제히 오름세를 기록했다. 원자력 발전 분야의 수주 기대감이 반영된 두산에너빌리티 또한 4.26% 상승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업종별 지표를 살펴보면 전기전자 업종이 5.05% 상승하며 시장 전체의 수익률을 상회하는 성적을 거두었다. 보험업과 유통업도 각각 4.82%, 3.74%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며 내수 및 금융 시장의 견고함을 증명했다. 다만 부동산(-4.13%)과 건설(-4.17%) 업종은 동반 하락하며 경기 민감주 내에서의 뚜렷한 양극화 현상을 드러냈다.

코스피의 독주와 달리 코스닥 시장은 이차전지 관련주들의 부진으로 인해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22.67포인트(2.11%) 내린 1,052.13을 기록하며 유가증권시장과 상반된 흐름을 보였다. 에코프로비엠(-3.46%)과 에코프로(-4.68%) 등 그간 시장을 주도했던 이차전지 종목들이 차익 실현 매물에 밀려난 영향이 컸다.

기술주 중심의 코스닥 내에서도 업종별 차별화는 극명하게 나타났다. 알테오젠(-1.63%)과 주성엔지니어링(-6.05%), 코오롱티슈진(-4.75%) 등이 큰 폭으로 하락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반면 레인보우로보틱스가 13.25% 급등하고 로보티즈가 25.19% 폭등하는 등 로봇 관련주들은 테마를 형성하며 강한 매수세를 흡수했다.

일각에서는 외국인의 지속적인 이탈과 특정 대형주에 쏠린 지수 왜곡 현상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외국인이 보름 넘게 매도 우위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기관의 매수세만으로 지수 상승이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론이 존재한다. 반도체를 제외할 경우 코스피 지수가 4,100~4,200선에 머물 것이라는 분석은 시장 양극화의 심각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증권업계 전문가는 현재의 시장 상황에 대해 철저한 팩트 중심의 접근과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한 시장 분석가는 "삼성전자의 독주가 지수 착시 현상을 일으키고 있으나 대형주 중심의 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외국인이 선물 시장에서는 순매수를 기록 중인 만큼 향후 현물 시장으로의 수급 전환 여부가 추가 상승의 가늠자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향후 증시는 시가총액 7,000조 원 시대를 맞아 질적 성장과 수급 안정화를 동시에 시험받게 될 전망이다. 외국인의 순매도세가 진정되고 코스닥 시장과의 수익률 격차가 좁혀지는 시점이 진정한 강세장 진입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단기 급등에 따른 변동성 확대에 유의하며 업종별 실적 모멘텀에 기초한 차별화 전략을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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