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간 국내 대기업들이 두 자릿수 매출 성장과 영업이익 급증을 기록했지만 고용 확대는 사실상 제자리걸음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음에도 신규 일자리 창출 효과는 제한적이어서 '고용 없는 성장' 현상이 더욱 뚜렷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 매출·영업이익 급증에도 고용 증가율 0.2% 그쳐
2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매출 상위 500대 기업 가운데 실적과 고용 현황을 비교할 수 있는 282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 전체 고용 인원은 2023년 말 129만9천333명에서 130만2천191명으로 0.2%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반면 같은 기간 매출액은 3천322조4천222억원에서 3천684조2천811억원으로 10.9% 늘었고, 영업이익은 153조3천764억원에서 277조6천844억원으로 81.0% 급증했다.
기업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됐지만 고용 확대는 이에 미치지 못하며 성장과 고용의 연결고리가 약화된 모습이었다.

채용[연합뉴스 제공]
▲ 고용은 수익보다 매출 성장과 더 밀접한 연관
이번 분석에서는 고용 증감이 영업이익보다 매출액 성장률과 더욱 높은 상관관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와 철강, 이차전지, 운송 업종은 영업이익이 감소했음에도 매출 증가세를 유지하면서 고용도 함께 늘었다. 반면 통신과 유통, 식음료, 은행, 증권 등 내수 중심 업종은 영업이익 증감과 관계없이 매출 증가세가 둔화되거나 감소하면서 고용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기업들이 단기적인 수익성보다 시장 규모 확대와 사업 확장 여부에 따라 인력 운용을 결정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해석된다.
▲ 조선·기계와 제약·바이오 고용 확대 두드러져
업종별로는 조선·기계 분야가 가장 큰 고용 증가세를 기록했다.
조선·기계 업종의 고용 인원은 8만4천550명에서 9만5천179명으로 12.6% 증가하며 전체 업종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글로벌 선박 발주 증가와 생산 확대가 고용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됐다.
제약·바이오 업종 역시 11.5%의 고용 증가율을 기록하며 연구개발 투자와 생산시설 확충이 일자리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 반도체 호황에도 IT 업종 고용 확대는 제한적
실적 개선 폭이 가장 컸던 IT·전기·전자 업종은 고용 증가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에 힘입어 해당 업종의 매출은 34.4%, 영업이익은 무려 2천740.5% 급증했다. 그러나 고용은 1천727명 늘어나는 데 그쳐 증가율은 0.6%에 불과했다.
반도체 산업의 생산성 향상과 자동화 확대가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지만, 대규모 신규 채용으로 연결되지는 않은 것으로 풀이됐다.
▲ 내수 업종 중심으로 고용 감소 뚜렷
고용 감소는 내수 중심 업종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통신 업종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4.2%, 0.8% 증가했음에도 고용 인원이 6천358명 감소하며 17.6%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식음료 업종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3.9%, 2.0% 증가했지만 고용은 2천730명 줄어 4.8% 감소했다. 소비 둔화와 비용 절감 기조가 인력 운영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