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란 군사 충돌로 호르무즈 해협 긴장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불안정해지고 있다.
국내 원유 도입량의 70%가 통과하는 이 해협이 봉쇄될 경우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 수준까지 오를 수 있으며, 한국의 물가 안정 목표(2.0%) 달성도 불투명해진다. 정부는 유류세 인하를 20번째 연장했으나, 상승하는 환율과 유가가 인하 효과를 상쇄하고 있다.
3월 초 국제유가는 중동 리스크 프리미엄이 배럴당 약 14달러 반영되며 단기 급등했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80달러선에서 등락 중이며, 미국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13주 만에 갤런당 3달러 선(3.11달러)을 넘어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호르무즈 해협이 한 달간 완전 폐쇄될 경우 유가가 배럴당 10~15달러 추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단순 공급 부족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물류 차질과 에너지 시장 패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오피넷 자료 기준, 국내 휘발유 가격은 2월 말 이후 3주 연속 상승하며 리터당 1,800원에 근접해가는 추세이다. 원·달러 환율이 1,450원 돌파를 시도하고 있어 수입 단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무역수지 악화와 실질소득 감소 압력이 동반된다. 다만 국내 정유 4사는 저가 도입 원유의 가치 상승에 따른 재고 이익이 발생해 단기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산유국의 재정 확대에 따른 플랜트 발주 증가로 건설·조선업계의 중동 수주 기회도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은행은 금리 인하 시점을 조율 중이었으나, 에너지발 CPI 상방 압력으로 완화 전환이 늦춰질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유류세 인하를 4월 말까지 2개월 추가 연장했으나, 유가 상승폭이 이를 초과할 경우 추가 재정 보조 방안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
연료비 비중이 30% 이상인 항공·해운업계는 유가와 환율의 동반 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나프타 가격 상승에 직면한 석유화학 업계는 고부가 제품으로의 전환 등 구조 조정이 필요하다. 유가 상승분을 원가에 전가할 수 있는지 여부가 업종별 수익성을 가를 핵심 변수다.
고물가·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해 현금 비중 확보가 필요하다. 에너지 가격 상승 수혜 섹터인 정유·중동 건설주와 달러 자산으로의 분산 투자를 검토할 수 있다. 환율 변동성이 높은 만큼 외환 노출이 큰 종목에는 주의가 요구된다.
향후 1개월 내 분쟁의 확전 여부가 핵심 변곡점이다. 호르무즈 해협이 전면 봉쇄될 경우 정부는 비축유 방출 시점 확정과 에너지 바우처 확대를, 기업은 미국·북해산 등으로의 수입선 다변화와 에너지 효율 투자 확대를 검토해야 한다. 가계 차원에서도 에너지 절약형 소비 패턴 전환과 고정 지출 점검이 필요하다.
단기 세제 지원만으로는 유가 상승 충격을 온전히 흡수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에너지 집약적 산업 구조를 고효율 체제로 전환하는 중장기 대응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중동발 리스크에 대한 근본적인 대응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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