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핵심 전략지인 서울과 부산의 탈환 여부가 이번 6·3 지방선거의 실질적인 승패를 가르는 척도가 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제1·2 도시의 탈환을 통해 압승의 마침표를 찍으려 하며, 국민의힘은 영남권 사수와 충청권 추가 확보를 통해 지도부 체제 유지의 명분을 찾는다는 전략이다. 단순한 의석수 확보를 넘어 주요 거점의 승리 여부가 향후 여야 지도부의 당권 구도와 정치적 입지를 결정할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가 서울과 부산을 포함한 핵심 전략지의 승패를 사실상의 승리 기준으로 설정하며 막판 총력전에 돌입했다. 민주당은 수도권과 영남권 거점 탈환을, 국민의힘은 전통적 지지 기반인 영남 사수와 충청권 확장을 통해 지도부의 정치적 정당성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선거 결과는 광역단체장 의석수라는 단순 수치를 넘어 지역적 상징성이 향후 당권 향배를 결정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선거일이 다가옴에 따라 보수층 결집 현상을 경계하며 공식적인 승리 기준선 제시를 자제하는 낮은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당 지도부는 현재 서울, 부산, 대구, 울산, 경남, 전북 등 총 6곳을 여전히 승부를 예측하기 어려운 경합지로 분류하며 판세를 분석 중이다. 조승래 총괄선대본부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해당 지역들이 여전히 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확보한 광역단체장 자릿수보다 대한민국의 제1·2 도시인 서울과 부산의 탈환 여부를 실질적인 승패의 잣대로 삼는 기류가 강하다. 지도부 관계자는 서울과 부산이라는 상징적 요충지를 확보하는 것이 이번 선거의 완성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이는 단순히 지역 행정권을 가져오는 것을 넘어 차기 대선 국면에서의 주도권을 선점하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당 지도부의 입지와 직결된 전북지사 선거 결과 역시 민주당 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공천 과정에서 제명된 후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관영 후보가 승리할 경우 정청래 대표를 향한 공천 책임론이 거세게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김 후보가 자신을 친명 후보로, 상대 후보를 친청계로 규정하며 대립 구도를 형성한 점은 선거 이후 당내 계파 갈등의 불씨가 될 소지가 다분하다.
국민의힘은 보수 결집에 기대를 걸면서도 지도부 거취와 직결될 수 있는 선방의 기준에 대해서는 극도로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장동혁 대표는 과거 서울과 부산에서의 승리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선거를 잘 치러냈다는 평가의 기준이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텃밭인 대구마저 흔들리는 등 참패 가능성이 제기되자 내부적인 기대치는 다소 낮아진 상태다.
현재 여권 내에서는 대구와 경북을 수성하고 부산, 울산, 경남 및 충청, 강원권에서 일부 승리하여 총 4~5곳을 확보할 경우 선방했다는 논리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당 핵심 관계자는 대통령 탄핵 이후 정권 초기라는 악조건을 고려할 때 이 정도 성적표라면 지도부 체제를 유지할 명분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이른바 '졌지만 잘 싸웠다'는 평가를 이끌어내어 당권 파동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반면 국민의힘 내 비당권파와 친한계 인사들은 지도부의 낙관론에 대해 훨씬 냉정한 평가 기준을 제시하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들은 서울이나 부산에서 승리하더라도 이는 지도부의 역량보다는 오세훈 후보 등 개별 후보의 경쟁력이나 전직 대통령들의 유세 지원 덕분이라고 폄하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대구 승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영향력에 기댄 결과라는 시각이 우세하여 지도부의 공치사를 원천 차단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전문가들 역시 이번 선거의 승패가 단순한 숫자의 우위보다는 상징성 있는 지역의 확보 여부에 달려 있다고 입을 모은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스윙보터가 많은 서울과 부산이 승패 기준"이라며 "민주당은 전북을, 국민의힘은 대구 등 각자의 아성을 지켜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정청래 대표가 호남 텃밭을 지키지 못할 경우 대표직 연임에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재묵 한국외대 교수는 민주당이 우세한 현재의 판세 속에서 국민의힘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방어선을 구축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짚었다. 이 교수는 "국민의힘은 영남권 사수를 넘어 수도권이나 충청권 중 최소 한 곳은 확보해야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의 경우에는 부울경 지역과 서울 중 최소한의 거점을 확보해야만 실질적인 승리를 주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특정 지역의 승패에만 매몰되어 전체적인 민심의 흐름을 놓쳐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광역단체장 선거 결과가 정당 지지율이나 기초단체장 선거 결과와 괴리될 경우 이를 온전한 승리로 보기 어렵다는 비판적 시각이 존재한다. 기계적 중립 측면에서 볼 때 여야 모두 자신들에게 유리한 지역만을 승리 기준으로 삼는 자의적 해석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결국 이번 지방선거는 선거 결과가 발표되는 즉시 여야 지도부의 전면적인 개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민주당은 전북 등 호남권에서의 무소속 돌풍 여부에 따라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를 것이며, 국민의힘은 영남권 이외의 지역에서 거두는 성적에 따라 장동혁 체제의 존속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선거 이후의 정계 개편 흐름은 이번에 확정될 지역별 권력 지형에 따라 급격히 소용돌이칠 것으로 보인다.